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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in the Box

자작 꽁트 2.

자작꽁트 두번째.   어떤 영화.

민규는 오늘도 아침에 잠이 깨어버렸다.
그 몹쓸 놈의 영화를 보다 잠이 든 까닭이다.
벌써 이런 밤이 며칠째인지 모르겠다.
사실 그는 영화광 까지는 아니어도 영화를 꽤 좋아하는 편인데
유독 그 영화만 보다보면 잠이 들게 되는것이다.
눈을뜨면 허여멀건 공백을 보여주는 스크린이 너무 싫었다.
'이놈의 티비는 또 밤새도록 혼자 켜져있었군..'


민규는 속으로 이런저런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며
오늘 회사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이 몸쓸놈의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리라 다짐하며
출근길의 전철에서 무가지를 집어 들었다.

일단 그 영화에 필이 꽂히자 그영화에 관한 기사부터 찾아보기 시작했다.
'어라?'
비교적 최근에 개봉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영화평도 찾아볼수없었고
전철안에서 구할수있는 다른 모든 활자매체에서도 찾아볼수 없었다.

일단 한번 꽂힌 필.
출근하자마자 민규는 컴퓨터를 켜고 영화에 대한 검색을 미친듯이
시작했다.

다행히 네이버에는 영화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었지만
감독과 캐스팅  그리고 짧막한 시냅시스정도가 고작이었고
역시 특이한 것은  그어떤 영화전문가의 평이나 네티즌의 평가도
없었던것이다.

아니 딱 한줄 있긴했다.
'이 영화 왜 이렇게 졸려...  근데 잠은 참 잘잤다.'

이글을 보며 민규도 묘한 동감을 느꼈다.
그도 그럴것이 민규도 정말 잠하나는 잘잤다고 느낀것이다.
'혹시...'
하는 생각이 미치자 민규는 사내에서 영화를 본 사람들을 찾았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도
그들 역시 영화의 내용은 기억하지못하고 전부 잠이 들고 말았단것이다.

'영화의 엔딩을 아무도 모르다니 세상에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수가 있나..'
마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양 민규는 들떠서
다시 영화에 대한 검색결과를 찬찬히 훑어 보던중
한가지 특이한 사실을 깨닫게되었다.
영화의 제작에 영국의 유명한 수면과학 연구소가 참여한것이었다.

'이것이 실마리가 될수도 있겠군..'
민규는 마치 탐정이 된양 속으로 '빙고!'를 외치며
그 연구소의 웹사이트를 미친듯이 클릭하기 시작했다.
연구소는 최근에 수면에 관한 대단위 실험을 진행중이며
그 영화도 실험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과연 이것이 자신을 잠들게한 필요충분한 이유인지
민규는 알수없었지만 그영화의 내용이 더욱 궁금해졌다.

'대체 어떻게 만들었길래 잠이 드는걸까..'

민규는 눈을 부릅뜨고 오늘 밤은  반드시 영화의 엔딩을
보겠다고 다짐하며 퇴근길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