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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in the Box

자작 꽁트.


노인은 다시 계속 말을 이어갔다.

방안에는 노인과 나의 아버지 그리고 지금보다 약간은 젊은나,
노인과 우리의 관계를 이어준듯한 중년의 여자가 앉아있었다.



노인은..
 노인특유의  약간의 지루한 어조로 담담하게 그러나 또렸하게
가운데에 놓인 집모양의 나무상자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것은 왕정시대의 물건이로군요.."

매우 만족한듯한 아버지의 반응에
방안의 분위기는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상당히 정정하시네요 나이답지 않으시게.."

대화를 정리하는 듯한 덕담이 이어지자
약간의 졸음에서 빠져나온 나는
잠시 나를 둘러싼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것을 무엇이라고 부르죠?"

생뚱맞은 나의 질문으로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어색해지고 노인은 황당하다는 듯이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솔' 이라고 하는거지. 너는 구두도 맞춰신지 않니."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바라보니
조금전까지 눈에 들어오지 않던
넓은 나무조각같은것들이 보였다.

'이상하다 아깐 분명 나무상자에 손잡이 같은것이 달려있었는데..'

나의 어긋난 이해는 졸음으로 치부하고
나는 노인에게 변명을 늘어 놓기시작했다.

"아.. 내가 구두를 맞춰 신은적은 아마 아주 어릴때였을거 같네요.
이후로는 한번도 구두를 맞춰신지 않았어요. 요즘은 다  기성화를 신지않나요."

말을 마치고 나자 이해를 하지 못하는 노인은
왠지 과거 속에 사는 사람 같았고
그때 갑자기 완전히 의식이 돌아왔다.
그리고 꿈속의 노인에게 다시 지금의 상황을 설명했다.
" 저는 가끔 REM수면 상태에서 글을 씁니다.
정확히는 좀더 의식이 강한상태이죠.
꿈이라는것을 인지한상태에서 계속 글을 써나가니까요."

제목: 한겨울밤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