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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in the Box

이문열, 사람의 아들


종교를 가진 사람이든 아니든 젊은 시절 누구나 한번쯤 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나 싶다.

나또한 그랬는데 그 즈음 읽은 책 중에서는 그런 문제에 대해 가장 충격적이었던 책중의 하나가 바로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 이었다.




극중 주인공 민요섭이나 아하스 페르츠는  신에 의해 인간이 만들어졌다기 보단 오히려 인간에 의해 창조되었을지도 모르는

허상의 신을 믿는것 보단 인간 스스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 즉 '사람의 아들' 이다.

이러한 기독교를 통한 신의 부정과 인간의 자유의지로 인간을 구원하겠다는 생각은 이후로도 오랫동안 나에게 이어져서

간간이 교회를 다녀본 적도 있지만  난 아직도 나의 자유의지를 더 믿고싶은가 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이 대형교회에 수억의 헌금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그돈으로 사회사업에 기부하는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우리나라와 같은 기업형 교회가 수두룩하고 그 목회자들이나 그의 자제들이 벌이는 돈잔치를 목격하고 있노라면 말이다.


아무튼 나는 이 소설을 읽고 이문열에 대한 막연한 존경과 함께 이런 문학가가 우리나라에 있다는것이 자랑스럽기 까지 했다.
하지만 2000년 이후의 그의 정치적? 발언들은 정말 저 작가가 사람의 아들을 쓴 작가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실망했다.
신의 아들이 아닌 인간 스스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낮은곳으로 뛰어든다는 즉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더불어 살고자 자신을 희생하여
보다 나은 세상으로 이끌려하는 궁극적 이상향의 추구를 소설의 기조로 보았을때 보수 우익의 그것과는 상당히 멀어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사를 읽고 인간 이문열에 대한 어느정도의 이해가 가능한듯하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29968

즉 그를 사상가로 보기보단 예술가의 입장에서 이해를 해야한다는것이고
그런 견지에서 조중동을 통해 키워진 그의 보수적 행로가  김대중과 김영삼의 대통령후보 단일화 실패에 대한 비난이
군사독재의 연장인 노태우를 지지하는것으로 돌변했다고 하는 부분부터 나의 생각과는 너무나 큰 갭이 있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김대중과 김영삼의 민주화진영에 마음을 두다가  후보단일화 실패를 이유로 군사독재쪽에 붙을수가 있단 말인가.
한나라당에도 많은 변절? 정치인들이 있다. 그들에게 묻고싶다. 그대들이 9시에서 3시로 변한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



이울러 그의 소설 ' 사람의 아들' 또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파라과이의 아우구스또 로아 바스또스(Augusto Roa Bastos)의
동명의 소설<사람의 아들(Hijo de Hombre,1960년 발간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은 1979년 발간)>
이 있다는것을 알고 또 그 유사점이 인간의 구원에 대한 주제뿐 아니라 이야기의 전개방법도 
(시간상 서로 다른 사건의 동시 전개하며 작가의 전지전능한 시점을 양보하고 독자와 함께 사건의 관조자가 되어 과거와 현재를 오버랲시킴)
닮아있다는 점에서 상당부분 로아 바스또스의 소설을 참조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두 소설에 대한 구체적 비교는 아래 링크에 잘 나와있다.
http://shalom.byus.net/essay/saramadul.htm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사람의 아들에서 다소 한국적 문화와 정서만 일부수정한다면
다빈치 코드 못지 않은 헐리우드식 종교?영화또는 그이상이 될수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민주주의 사회란 무엇인가? 사전적인 정의로는 민중이 주인이 되는 사회이며, 좀더 넓은 범위로 본다면 만민이 평등하고 행복한 사회이다.
한마디로 말해 유토피아의 성향을 가진 이상향 모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사람의 아들에서 단지 신의 존재와 구원뿐 아니라 우리가 그리는 이상향, 바람직한 민주주의 사회는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 것인지
민주주의에 관한 담론을 끄집어내어 볼수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문열식 최소한의 질서와 자유인지 아니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