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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rent Issue

다 거짓말?… 일개 마트만도 못한 한국정부


"발병 즉시 수입중단" 약속 해놓고… 마트 만도 못한 정부
[美 6년 만에 광우병 재발] 4년 전 쇠고기 추가 협상때 신문에 광고까지 내
통상마찰 우려, 전수 조사·검역단 파견도 안지켜
"수입위생 고시 美와 다시 협의" 부실 협정 시인



http://news.hankooki.com/lpage/economy/201204/h2012042519142621500.htm






광우병은 사라지는 병인가?



미국산 소고기 정말 위험한가?

이제 미국산 소고기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얼마 전 정부가 캐나다산 소고기 수입을 허용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선 최근까지 광우병이 발생해 소고기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미국산 소고기와 마찬가지로 생후 30개월을 기준으로 정해진 특정위험물질만 제거하면 안전하다고 주장합니다.

진실은 무엇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특정위험물질(Specified Risk Material)을 제거하면 '대체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정위험물질(SRM)은 소가 광우병(BSE)에 걸리면 '변형 프라이온'이 많이 발견되는 부위를 말합니다. OIE는 생후 30개월 미만인 소에서 편도와 소장 끝부분을, 생후 30개월 이상의 소에서는 편도, 소장 끝부분, 머리뼈, 뇌, 안구, 척추(등뼈), 척수(등뼈 속 신경) 7개 부위를 SRM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광우병이 생기는 메커니즘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가운데 편도와 소장 끝부분이 제일 먼저 감염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연령에 관계없이 이 두 부위를 SRM으로 정하는 이유입니다. 경북대 수의대 정규식 교수는 소가 변형 프라이온에 감염되면 6~12개월 뒤 편도와 소장 끝에서 변형 프라이온이 검출된다고 밝혔습니다. 그 뒤 허리신경을 따라 뇌로 올라가고 13~16개월 뒤 광우병 증상이 생긴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광우병 증상을 보이는 19만여 건 중 99% 이상은 생후 30개월 이상인 소에서 나타났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결국 30개월 이상의 소가 위험군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30개월 미만이라고 무조건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서울대 수의대 우희종 교수는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경우가 영국 19건, 일본 2건, 유럽연합(EU)에서 20건이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독일의 크리스티네 호프만 박사팀은 광우병 소의 뇌를 갈아 송아지에게 먹인 뒤 생후 28개월일 때 척수, 연수를 비롯한 중추신경계에서 변형 프라이온을 검출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SRM만 제거하고 수입하는 건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독일에서는 생후 24개월 이상의 소에 대해 광우병 전수 검사를 하고, 일본에서는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광우병은 사라지고 있는 질병’이란 주장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광우병은 19만 여건, 인간광우병은 207건(200명 사망)이 각각 발생했습니다. 이 가운데 영국에서 18만 4600건의 광우병과 166건의 인간광우병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동물성 사료를 금지한 뒤로 영국에서 광우병 발생 건수는 1993년 3만 5000마리에서 1998년 3235마리, 2004년 343마리, 2007년 67마리로 대폭 줄었습니다. 인간광우병 역시 1999년 29명으로 최다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근거로 서울대 수의대 이영순 명예교수는 “광우병은 육골분의 동물성 사료를 소에게 먹여 생긴 질병으로 동물성 사료를 금지하자 수년 만에 발병이 급격히 줄었다”며 “5년 뒤에는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서울대 수의대 우희종 교수는 인간광우병은 잠복기가 최소 5년, 최대 50년이 넘어 아직 한 주기도 지나지 않은 미지의 질병이라며 앞으로 20~30년은 더 기다려봐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는 또 영국에서는 수백만 마리의 소를 살처분한 끝에 광우병이 줄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광우병이 나타나는 국가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광우병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이제 길었던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광우병이 우리 인류에게 던진 메시지는 단순 명료합니다. 광우병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를 때 우리가 겪게 되는 무서운 '재앙'이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더 많은 고기를 얻기 위해 공장식 사육체제를 도입하고, 풀을 먹어야 하는 소에게 다른 동물을 먹였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더 많은 고기를 얻을 수 있었지만 동시에 광우병이라는 큰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아울러 광우병 파동은 단순히 의학·과학적 문제를 떠나,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하나의 거대한 이슈가 됐습니다. 물론 '무조건 안전하다'는 주장이나 '미국산 쇠고기=광우병 쇠고기'라는 극단적인 논리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사실은 지금 우리 국민이 느끼는 광우병에 대한 공포가 '미국산 쇠고기' 그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를 진정 힘들게 하는 건 지금은 안전하다고 믿는 사실들이 훗날 치명적인 것으로 밝혀져 우리를 공포에 떨게 만들지 모른다는, 이른바 '진실의 부정확성'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가령, 지금 우리는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닭고기라도 끓여먹으면 된다고 믿고 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바이러스가 몇 대를 지난 뒤 후대에 유전된다는 사실이 밝혀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때 우리는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해야 할까요?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류인플루엔자로 죽은 사람은 300명도 안 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전 세계적으로 방역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전국적으로 수백만 마리의 닭과 오리를 살처분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광우병이나 에이즈,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같이 종의 장벽을 뛰어넘는 질병은 사전예방원칙에 따라 신중하게, 조금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 전 편집장 빌 에머트의 지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에머트는 좋은 정부와 나쁜 정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판별 기준은 정부가 국민에게 '설명 책임'을 이행하느냐에 있다고 했습니다. 즉,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올바른 것인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어떤 부작용이 있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국민에게 합리적인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설명이 부족하거나 설명의 수준이 납득할 만한 것이 아니라면, 그 정부는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는 국민들에게 '설명 책임'을 충분히 하고 있는지 다시 돌아보았면 합니다. 무조건 안전하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믿을 수 있게 노력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검역 인력과 장치를 보강해 검역을 강화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아울러 혹시 있을 모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정부의 입장과 달리하는 학자들의 의견도 충분히 포용하고 반영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온 것은 '광우병' 그 자체의 위험성보다 어쩌면 '설명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정부의 태도에 더 실망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최종편집 : 2012-01-08 08:20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1061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