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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chid Room(날적이)

첫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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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를 보면 남자 주인공이 어릴적 항공기사고(동체착륙)로 겪은 트라우마 때문에
비행기를 못탄다는 설정이 나온다.

나도 고소공포가 전혀 없는편은 아니라서 장시간 비행에 터뷸런스가 심하다던가하면 긴장되고
야간비행에다 공항에 사정이 생겨 하늘위를 몇바퀴 돌고 있을라치면 별로 기분이 좋지않다.

정작 얘기하고 싶은건 비행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첫경험에 관한 이야기다.

누구나 처음 비행기를 타본 경험이 있을것이다.
이륙직전의 긴장감..  기대와 불안감..
하지만
몇번 반복되고나면 그런 기억조차도 남지않게 된다.

세상에 살면서 그런일들은 너무나도 많지만
나이를 들면서 그런 경험, 느낌들이 사라진다는것이
삶을 무덤덤하게 만드는 것같다.

처음 뷰파인더로 피사체를 겨누며 묵직한 셔터음을 들었을때
처음 외국공항에서 낯선 땅에 왔구나하는 느낌이 들었을때
처음 월급봉투를 받았을때
맨처음 핸들을 잡았을때,
맨처음 키스,
처음 방아쇠를 당기고 귀가 멍했던 때
처음 알코올을 삼키고 얼굴이 붉그레해지고 심장이 콩닥거렸던 순간
처음으로 인터넷 개통한 날  ㅋ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러 생경한 캠퍼스에 첫발을 내딛던 순간
처음 성인잡지를 몰래 들춰보던 순간

좀더 멀리 돌아가볼까
종소리가 울리고 여백이 가득한 시험지를 난생 처음 받아들었을때
처음 극장에서 영사기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어둠속에서 영화를 보던 순간
처음 볼록렌즈를 태양에 비춰 타들어가는 하얀종이를 보았을때
처음 콩나물 대가리에 맞춰 건반을 누르고 피아노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던 순간
처음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에게 손바닥을 맞던 순간
처음 교실에서 책을 소리내어 읽던 순간
처음 공을 차던 순간
처음 친구가 생겼던 순간
처음 혼자 건널목을 건너던 순간
처음 어색한 자세로 새배를 하던 순간
처음 두다리로 스스로 서서 한걸음을 디뎠던 순간
처음 어머니가 나를 보고 미소짓던 순간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눈을 떴던 순간..


지금 우리는 기억하고있지 못한
많은 처음인 순간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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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경험에 관한 적당한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별로 그럴듯한것이 없었다.
위 두 이미지는 첫경험이란 스웨덴의 단막애니메이션
(Never Like The First Time!, Aldrig Som Forsta Gangen!, 2006)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