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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in the Box

[일드] 1리터의 눈물




난 영화를 좋아하지만 드라마(연속극)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느슨한 진행에 감상하는데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영화를 좋아하지만 눈물을 쥐어짜는 최루영화나 홍콩액션물은 과히 좋아하지 않는다.

식상한 스토리라인에 유치한 몸놀림이 마음에 들지 않기때문이다.

게다가 불륜이나 삼각관계를 베이스로하는 멜로 연속극은 정말 '짜증이시여'다.

그런면에서 나는 연속극을 soap opera로 폄하하는 미국의 일부관점에 어느정도 동조하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러한 상황에서 일본드라마 '1리터의 눈물'....

이 "눈물"이란 단어가 영 맘에 안드는것이다.

쥐어짜는 드라마를 보는시간에 차라리 영웅이 등장하는 블록버스터 영화한편이

스트레스 풀기에도 좋고 훨씬 효율적이란 생각.


그런데 이 '1리터의 눈물'은 보아 버렸다.

머.. 11회이니 그다지 길지도 않고 한국에 회자되는 드라마라면

어느정도 감동의 정도는 있을거란 추측에서다.

드라마의 광고주들을 보니 세계굴지의 다국적 기업,

일본최대의 통신회사, 그리고 일본 최대의 화장품업체가 들어있다.

일본내 방송시간대는 모르겠지만 감은 잡을수 있을듯하다.




이 드라마는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불치병을 앓는 어떤 15세 소녀의 일기를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진 드라마이다.



(위의 이미지는 드라마 스샷이고 이건 한국어판 번역본의 커버인데 어느것이 먼저이고

어느것이 흉내를 낸것인지는 잘모르겟다.  난 드라마만 봐서. )


딱 떠오르는 단어가 '오체불만족' 이라든가

'스티븐 호킹' '루게릭 병'등등이다.

아주 오래전에 연세대 농구부였던 박승일선수가

최근에 다시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그가 앓고있는 루게릭병의 증상과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앓고 있는 병의 증상과

거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가슴아픈 내용만 잔뜩있겠군하면서

보통이면 지나쳐버릴만한 제목의 드라마를 보며

나는 오히려 슬픔보단 감동과 삶의 의미를 되새겼다.

180만부가 팔리고 책이 나온지 30년이 지난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읽히는것은

드라마도 드라마지만 원작의 감동이 대단하달수밖에.






처음 보면서 느낀건  눈에 익은 한 여자다.

주인공 이케우찌 아야의 어머니로 나오는 중년의 여자. 薬師丸ひろ子.

아마 내가 처음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 서점을 기웃거리고

유치원또래 아이들이 보는 잡지나 하이틴들이 볼만한 헌잡지들을 헌책방에서

뒤적이던 무렵 첫눈에 화악 들어오는 소녀였다.

약사환 히로꼬... (제대로 발음하면 야쿠시마루 히로꼬)

나는 그녀를 그렇게 불렀다.

왜냐면 이름은 고유명사라 사전을 찾아도 알수없고

도대체가 약사환의 발음이 훈독인지 음독인지 어떤조합인지를 알길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 처럼 인터넷이라도 있었다면 금방 알았겠지만..

그당시 소녀에 가까운 아이돌 스타였지만

예쁘기도 하고 이로기도 있어보이면서도 기품이 있어보이는 마스크란 생각이 들었다.


(괜찮은 이미지가 있을텐데..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찾을수가 없다. 미안)




세월은 흐르고  어느사이 그녀는 내기억속에서 사라졌다.

그러다 갑자기 이 '1리터의 눈물'에서 조우하게 된것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임예진쯤이라 해둘까

오랫만에 보는 얼굴이라 한편 반갑기도하고

한시절을 풍미했던 소녀아이돌의 모습에서

어느사이 중년이 되어버린 모습을 보고있노라니

세월의 흐름 앞에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또한편으론 예전의 모습 그대로 나이를 먹었다는게 다행인듯도 하고..

누구말로는 전원일기 둘째 며느리 닮았다는 그런듯도 하다.


그외의 얼굴들은 사실 별로 아는게 없다.


외모만의 느낌으로 얘기하자면 주관적이지만

(어디까지나 내생각)


주인공  사와지리 에리카(이케우치 아야役 )는 아유미와 이의정을 반반섞어 놓은듯한..

아야의 남자친구인 니시키도 료(아소 하루토役) 는 김래원에다가 이소룡의 눈매를 섞은듯한 느낌이다.

아야의 주치의인 후지키 나오히토 (미즈노 히로시 役 )
  는  아주 뜨문뜨문 이켠의 느낌이 들고

아소의 아버지는  전 문화부 장관 이어령교수를 연상하게도 한다.

(워 아쉽다  사진을 못구했;;;)


주인공의 바로 아래 여동생 이케우치 아코로 분한 나루미 리코는 신애에다 김옥빈을 아주 약간 섞은듯하고

아야의 아버지 이케우치 미즈오로 분한 진나이 타카노리는  정말 엉뚱하고 기발하기까지한 내생각이지만 그 부산한 느낌의 역할과 동그란 눈까지 토이 스토리의 BUZZ Light year란 로봇장난감이랑 너무나 똑같다.


맨우측 아저씨랑 이놈이랑 정말 닮지않았나?


아래 사진은 드라마의 실제 주인공인 키도 아야.



이 드라마는 불치병 환자와 그 주변인들이

순간순간마다 한번쯤은 겪었을듯한 대목을 빠짐없이 그리고 잔잔하고 세심하게 훑고 지나간다.

특히 가까운 친척의 갑작스런 병고에 가슴아픈 나로서는 더욱.

오늘도 의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지만 누구도 운명의 화살을 피해갈수는 없다.

대신 주어진 운명앞에 담담하게 그리고 당당히 살아가는 살아있는 자의 의무와 행복.

그런것들을 한번쯤은 생각하게 한다.


2005년 후지테레비 제작.



사족:


누가 아나? 

내일 아니면 모레

나 혹은 내 가족이

그렇게 될수도있는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