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로봇은 시계태엽으로 움직이던 시간을 알리던 닭 인형이었습니다. 산업용 로봇의 기원은 어쩌면 물레방아나 풍차라고 할 정도로 로봇의 범위는 넓고 다양합니다.
그러나 로봇의 기원을 말할 때는 카렐 차페크, 아이작 아시모프, 알렌 튜링 세 사람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본 글은 이 세 사람의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그런 후 점차 당대에 기념비적인 로봇을 찾아볼까 합니다. 자 그럼 먼저 세 사람 중 첫 번째 사람을 만나볼까요?
■ 체코의 작가 카렐 차페크
일하는 기계 - 로봇을 처음으로 명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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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병으로 참전하지는 않았지만 제1차 세계 대전을 경험한 카렐 차페크는 모든 과학과 문명이 전쟁을 위해 이용되었던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인간들의 모순을 발견한 사람입니다.
그는 1920년에 자신의 희곡을 완성하였고 이 작품은 세상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 이유는 차페크의 이 희곡에 매우 예언적인 내용과 로봇, 인간의 노동, 산업 사회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지금도 차페크의 이러한 문제 제기가 아직도 우리에게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희곡에서 로봇은 모든 작업능력에서 인간과 동등하거나 더 뛰어납니다. 다만 인간적 '감정'이나 '혼'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인간에게 복종하는 인조인간입니다.
로봇들은 노동자나 군인 역할밖에 못하면서 소수 인간의 지배 속에서 물질을 풍족하게 만들어 인간을 이롭게 하였으나 고된 노동 속에서 인간과 대등하거나 우월한 자신들이 쇳조각으로 버려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로봇들은 창조주 인간을 모두 죽여 버리게 됩니다.
이러한 비극적인 결말은 많은 사람을 경악케 하였으며 미래의 기계 문명 사회에서의 인간 미래를 잘 예견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희곡 덕분에 '로봇'이라는 단어가 세계에 널리 사용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차페크의 놀라운 예견의 한 예로 차페크가 로봇에게 물리적인 능력만이 아니라 완벽한 기억력까지 부여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 부분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당신이 20권에 이르는 백과사전을 그들(로봇들)에게 읽어준다면 그들은 명령에 따라 그 내용들을 되읊어 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어떤 것도 '처음부터' 생각해 낼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성격은 확실히 오늘날의 컴퓨터에도 들어맞았지만 그러나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로봇(혹은 컴퓨터)의 발명은 예기치 못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차페크의 놀라운 미래 예견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아이작 아시모프
로봇, 절대 복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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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쓰리 로스 오브 로보틱스(The three laws of Robotics) 첫째, 로봇은 인간을 해치지 않으며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아서 인간이 해가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1) 어 로봇 메이 낫 인주어 어 휴먼 비잉 오, 뜨루 인액션, 어로우 어 휴먼 비잉 투 컴 투 함(A robot may not injure a human being or, through inaction, allow a human being to come to harm). 둘째, 로봇은 첫째 법칙에 반하는 명령을 제외하고 인간에 의해 주어진 명령에 복종한다. 2) 어 로봇 머스트 오베이 오더스 기브 인 투 잇 바이 휴먼 비잉스 익셉트 웨어 서치 아더스 우드 컨플릭트 위드 더 퍼스트 로(A robot must obey orders give in to it by human beings except where such orders would conflict with the First Law). 셋째, 로봇은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첫째, 둘째 법칙에 반하지 않는 한 자신을 보호한다. 3) 어 로봇 머스트 프로젝트 잇츠 오운 익시스턴스 애즈 롱 애즈 서치 프로젝션 더즈 낫 컨플릭트 위드 더 퍼스트 오 세컨드 로(A robot must protect its own existence as long as such protection does not conflict with the First or Second Law). |
아시모프의 소설은 너무 유명하고 많아서 일일이 다 거론하지 않고 인공지능의 최초 연구자인 알렌 튜링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알렌 튜링
최초의 지능, 컴퓨터 설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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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링테스트(Turing test)는 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기계에 지능이 있는지를 판별하고자 하는 테스트로 앨런 튜링이 1950년에 제안했다. 앨런 튜링이 1950년에 철학저널 에 발표한 논문"컴퓨팅 머시너리 앤드 인텔리전스(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에서 기계가 지능적이라고 간주할 수 있는 조건을 언급했다.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긍정적이라고 답변하면서 '컴퓨터가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가?'라는 핵심 질문에 대해 그는 '컴퓨터로부터의 반응이 인간과 구별할 수 없다면 컴퓨터는 생각(사고, thinking)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만일 지성 있는 사람이 관찰하여 기계가 진짜 인간처럼 보이게 하는 데 성공한다면 확실히 그것은 지능적이라고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테스트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만족시키지만 어떤 철학자들은 납득하지 못한다.
관찰하는 사람과 기계는 상호 교류한다. 이때 텔레타이프를 사용하는데 기계는 아직 사람의 외모와 목소리를 완전히 흉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때 관찰하는 사람에게 자기가 인간이라고 설득함으로써 기계는 관찰자를 바보로 만들려고 시도할 것이다. 지금도 튜링테스트는 인공지능의 척도를 재는 중요 테스트이다. 이 테스트를 통과하면 (튜링테스터를 실제 구현한 공로로) 뢰브너 상을 받는다.
튜링이 생각해낸 최초의 컴퓨터 개념(튜링머신이라 불린다)은 컴퓨터의 실행과 저장에 관한 추상적인 모델로서 1936년에 앨런 튜링이 알고리즘에 대한 엄밀한 수학적 정의를 위해 도입한 개념이다.
이 개념은 컴퓨터 과학 이론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특히 계산 복잡도 이론과 계산이론에서 아직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튜링머신이 논리나 수학에서 사용될 수 있는 체계의 뭉뚱그려진 개념까지도 모두 온전히 묘사할 수 있다는 명제는 처치-튜링 명제로 알려져 있다.
튜링머신의 개념은 '한정된 숫자의 기호 가운데 하나를 가질 수 있는 칸이 무한히 늘어서 있는 종이의 내용을 엄밀하게 정의된 절차에 따라 규칙적으로 바꿈으로써 계산을 행하는 사람'에 관한 발상을 바탕으로 한다.
이 사람은 종이가 가질 수 있는 한정된 숫자의 '상태'를 종류별로 기억해야 하며 계산 절차는 '현재 상태가 42이고 지금 보이는 기호가 0이면 이것을 1로 바꾸고 기호 하나를 오른쪽으로 옮긴 뒤 현재 상태를 17로 지정하라'와 같이 매우 기본적인 단계들에 의해 공식화(알고리즘)된다.]
튜링은 최초의 컴퓨터라고 하는 '애니악'보다 2년 앞서 암호를 해독하는 최초의 전자계산기를 만들었으며 오늘날 인공지능, 컴퓨터 프로그램 알고리즘 등의 창시자가 되는 셈입니다.
그는 업적이 매우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그가 만든 최초의 컴퓨터(콜로서스)가 독일의 군사 암호를 푸는 역할을 하였기에 비밀리에 만들어지고 행해짐에 따라 그의 업적이 잘 알려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의 암호 해독 결과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연합군이 승리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 결과 튜링은 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둘째는 존 내쉬를 영화화한 < 뷰티풀 마인드 > 에서 나오는 것처럼 수학 천재인 튜링을 그의 연구나 실험이 국가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기에 스파이나 정신병자로 몰아갔습니다.(실제로 그는 동성애자라는 죄목으로 처벌을 받는다.) 결국 그는 견디지 못하고 독이 든 사과를 만들어 먹고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현대 로봇은 의료 수술, 교통 정보 수집, 지하나 우주 탐험 등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로봇의 발전에는 카렐 차페크, 아이작 아시모프, 앨런 튜링 이렇게 세 사람의 아주 소중한 공헌이 있었습니다. 이제 로봇 칼럼을 시작하며 그 분들의 업적을 다시 기억해보고 좋은 로봇이란 어떤 로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럼 다음 편에는 기념비적인 로봇에 대해 하나씩 찾아보면서 만든 이의 생각과 배경 그리고 로봇의 특징 등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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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로봇 김항곤 로봇 칼럼니스트(www.jejis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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